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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소득에 즐거워하나” 혼쭐난 더민주

입력 | 2016-05-13 03:00:00

‘총선 전패’ 광주서 당선자 워크숍




“이번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결과는 불로소득이다. 불로소득 가지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더민주당이 희망이 있을까 생각한다.”

12일 더민주당의 20대 국회 당선자 워크숍이 열린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는 더민주당을 향한 매서운 질타가 쏟아졌다. 광주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하고 참패한 더민주당은 호남 민심에 대한 반성의 뜻으로 1박 2일 일정의 당선자 워크숍을 광주에서 열었다.

○ 당선자 없는 광주에 모인 당선자들


“의원님, 하품이 나오십니까? 제 말이 재미가 없죠?”

이날 워크숍의 하이라이트는 지역 인사 5명을 초청해 진행한 ‘광주 시민에게 듣는다’였다. 쓴소리가 쏟아졌다. 신선호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이 당에서는 광주 선거를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구길용 전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호남 민심이 더민주당을 떠난 4가지 이유를 “무력한 야당에 대한 실망감, ‘반문재인’ 정서로 나타난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에 대한 심판, 김종인 대표의 공천 파동, 총선 전략 실패”라고 설명했다.

탁영환 전 광주교육대 외래교수는 “한 시민이 ‘김 대표의 (비례대표) 셀프 공천보다, 그에 대한 반발이 중앙위원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말 한마디로 정리됐다는 점이 더 화가 나더라’라고 하더라”며 “그 모습을 보고 ‘이 정당은 역시 친노 정당이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오경미 한국퍼실리테이터연합회 광주전남지회 기획이사는 작정하고 “가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구절이 있는 이형기 시인의 시 ‘낙화’를 낭송했다. 오 이사는 “정말 몇몇 분만을 위한 시”라고 했지만, 당선자들 사이에서는 “지역구에서 선수만 높이는 일부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 한껏 몸 낮춘 더민주

워크숍 시작에 앞서 당선자들은 5·18민주묘지를 찾아 단체로 참배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부가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을 안 해 주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을 담아 부르겠다”고 제안했고, 당선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이어진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은 한껏 몸을 낮췄다. 우 원내대표는 “우리는 승리자로 온 게 아니라 패배자로서 호남을 방문했다”며 “표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게 (호남 민심을) 모시겠다”고 말했다.

당초 후두염 수술로 워크숍 불참을 검토했던 김 대표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 뒤 상경했다. 이후 당선자들은 민생 국회 실천과 수권 경제 정당 실현을 위한 자유 토론을 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개원하면 5월분 이틀 치 세비 66만5000원이 나오는데, 이 금액을 서민들을 괴롭히는 악성 채권을 소각하는 데 쓰기로 결의했다”며 “민생 국회와 관련해서는 청년 일자리, 서민 주거 안정, 가계 부채, 사교육비 절감 등 4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주=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차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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