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검찰 ‘IOC위원 매수’ 수사… “디아크 前육상경기연맹 회장에게 日유치팀, 2013년 17억 원 송금”
일본이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측에 거액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라민 디아크 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83)의 비리를 수사하는 프랑스 검찰은 2013년 9월 도쿄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기 전후 일본 유치팀이 그의 싱가포르 비밀계좌로 130만 유로(약 17억2500만 원)를 송금했음을 밝혀냈다고 영국 가디언이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당시 디아크 전 회장은 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권을 가진 IOC 위원이었다. 싱가포르 비밀계좌의 실소유주는 그의 아들이자 IAAF 마케팅 컨설턴트였던 파파 마사타 디아크로 드러났다.
프랑스 검찰은 디아크 전 회장이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도핑 테스트 결과를 눈감아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를 수사하다 2016년과 2020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 과정의 비리로 수사를 확대해 이를 밝혀냈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유치 뇌물 스캔들로 큰 타격을 입은 IOC로선 다시 터진 대형 악재로 쇄신 압력을 받게 됐고 일본은 돈으로 올림픽 개최권을 따냈다는 비판에 시달리게 됐다.
디아크 전 회장은 자신의 두 아들 파파 마사타와 칼리를 IAAF의 마케팅 컨설턴트로 영입한 후 이를 창구 삼아 ‘검은돈’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의 비밀계좌는 이언 탄 통 한이라는 인물 명의로 돼 있다. 이언 탄 통 한이 컨설턴트로 있는 ‘애슬레틱스 매니지먼트 앤드 서비스(AMS)’라는 회사는 IAAF 스폰서 계약 관련 전권을 지닌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의 자회사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