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차는 1917년 미쓰비시중공업의 사업부로 출발한 뒤 1970년 별도 법인으로 독립했다. 일본 최초의 시리즈 자동차인 ‘Model A’를 선보이면서 일본 자동차산업에 한 획을 그었다. 1990년대 초 거품경제 붕괴의 충격도 이겨냈지만 이후 혁신에 실패해 사세(社勢)가 기울었다. 현대·기아차가 세계 자동차업계 5위로 뛰어오른 반면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스승’ 미쓰비시차는 16위로 밀려났다. 차 생산대수는 현대·기아차의 8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메이지 유신 2년 뒤인 1870년 이와사키 야타로가 설립한 미쓰비시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까지 미쓰이와 함께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양대 기업이었다. 두 회사의 기업 문화는 ‘조직의 미쓰비시, 인간의 미쓰이’로 불렸다. 종전(終戰) 후 맥아더 장군의 연합군 사령부는 일본의 침략전쟁 과정에서 군부와 손잡은 ‘재벌 체제’를 해체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주거래은행을 중심으로 예전의 계열사들이 다시 뭉치는 그룹 체제로 변모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