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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뷰스]탄소자원화, 역발상 통한 기후변화 대응을

입력 | 2016-05-16 03:00:00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탄소(C)는 인체 구성의 약 18.5%를 차지하는 기본 물질이자 석유, 곡물과 같은 자원의 주된 요소이기도 하다. 또한 ‘변신의 귀재’다. 결합 구조에 따라 숯, 흑연, 다이아몬드 등 거의 1000만 가지나 되는 탄소화합물이 자연계에 존재하거나 인공적으로 합성돼 우리 삶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그러나 생명의 근원이자 유용한 자원으로 이용되던 탄소가 최근에는 인류의 시급한 해결 과제가 됐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등 탄소화합물의 대기 배출이 급격하게 늘어 해수면 상승, 홍수와 가뭄, 폭풍우 등 바야흐로 ‘탄소의 역습’이 시작됐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세계 위험 보고서 2016’에서 기후변화를 가장 큰 위험으로 꼽았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 195개국이 모여 유엔 기후변화협약 파리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신(新)기후체제가 출범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에 이은 세계 6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2013년 7억 t에서 2030년 8.5억 t으로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온실가스 배출 예상치(BAU), 부문별 감축 부담량 등 면밀한 검토를 거쳐 2030년에는 BAU의 37%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과학기술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한편 이러한 감축 노력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정부는 태양전지, 연료전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등 탄소 발생 저감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고,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국내 산업, 발전 등 다양한 부문에서 더욱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 방안에 대한 요구가 잇따르고, 세계적으로도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외교적 공조와 압력이 강화되고 있어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 기술의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발전소, 석유화학공단 등에서 발생한 탄소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역발상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이고 동시에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탄소자원화’가 주목받고 있다. 발생한 탄소를 대기로 배출하기 전에 자원으로 바꾼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이고, 소재, 연료 등 제품 생산을 통한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패러다임 전환의 일환으로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탄소자원화 발전전략’을 발표했고, 이 자리에서는 온실가스를 혁신적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탄소자원화 기술이 집중 논의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출연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과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탄소자원화 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탄소자원화 기술 개발, 확보된 원천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시범단지 구축, 산업 협력 네트워크 구축, 민간투자 촉진 및 글로벌 진출 지원 등 탄소자원화 생태계 조성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탄소자원화 기술은 세계적으로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우리나라가 이 기술을 조기에 상용화하면 시장 선점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이고 막대한 경제적 효과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탄소자원화 기술이 전 지구적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또 하나의 효과적인 수단이 되어 기후변화 대응에 획기적인 역사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