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탐사기획 프리미엄 리포트/‘글로벌 빅마켓’ 공유경제]차량공유 ‘집카’ 창업자 체이스 씨
로빈 체이스 집카(Zip Car) 창업자(58·여·사진)는 최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며 한국에서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한 조건으로 ‘정부 규제 완화’를 1순위로 꼽았다. 그는 “정부는 보험 가입 의무화 같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수적인 장치를 제외하고 공유경제에 대한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카는 스마트폰 앱과 웹사이트로 시내에 배치된 자동차를 시간, 분 단위로 빌릴 수 있는 공유 서비스다. 에어비앤비나 우버 등 공유경제의 대명사로 알려진 기업보다 수년 앞선 2000년에 출시돼 공유경제의 시초로 불린다. 집카로 촉발된 차 공유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구글벤처스, GM벤처스 등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집행되면서 크게 높아졌다.
체이스 창업자는 “실제 차량 공유 사업을 하면서 사람들은 자동차를 소유하기보다는 공유하고자 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유휴 자원을 더 잘 활용해야 한다는 사실은 트렌드가 아니라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대기업이 (자금력을 동원해) 수많은 사업을 해 왔고 신규 참여자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다양한 장벽을 쳐 왔지만 인터넷의 등장은 이 모든 것을 바꿔 놨다”며 “공유경제를 통해 조리, 청소 등 단순 기술을 가진 이들도 점점 더 일할 기회를 많이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공유경제가 대기업에 쏠린 부(富)를 재분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체이스 창업자는 또 공유경제가 향후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으로 봤다. 그는 “앞으로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더라도 인공지능(AI)과 기계의 발달로 과거처럼 일자리가 대거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개인이 소유한 재능이나 유휴 시설을 인터넷, 스마트폰을 통해 공유하면 개인은 새로운 직업을 여러 개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주위에서 공유경제를 통해 새로운 직업을 6개까지 가진 이를 봤다고 했다.
신무경 fighter@donga.com·곽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