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이 인정한 기술로 中-日시장 개척”
하상헌 하이즈항공 사장이 보잉 B787에 들어가는 날개 부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하상헌 하이즈항공 대표이사 사장(56)은 “보잉이 인정한 기술력과 생산 인프라, 그리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점을 활용해 신흥 민항기 제조국으로 떠오른 중국과 일본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하이즈항공은 항공기 부품 제조회사로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보잉의 첨단 항공기인 B787의 중앙날개 박스와 날개 부품, B767 후방동체, B737 날개 부품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일감의 대부분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수주한 것이다. KAI는 2000년대 초 민항기 부품 일부를 외부에서 조달하기로 하고 협력회사에 인력을 보내 기술을 지원했다. 이를 계기로 기술 및 품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하이즈항공은 KAI에 B787 480대분의 부품을 공급하며 성장 기반을 닦았다.
하이즈항공은 2009년 5월 미국 연방항공청(FAA) 감사에서 ‘무결점’ 판정을 받았다. 2011년에는 기술력, 품질, 납기 관리 등을 인정받아 국내 중소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보잉의 1차 협력업체로 선정됐다.
거래처 다변화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중국 상하이항공기제조유한공사(SAMC)와 보잉 B737의 꼬리 수평날개 부품을 공급하는 69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일본 신메이와와 차세대 항공기 제조를 위한 기술인력 교류 약정을 체결했다.
하 사장은 동명대 금속공학과를 마친 뒤 중소기업에서 구매 업무를 맡다가 1989년 화공약품을 파는 개인사업을 시작했다. 금속 표면처리제와 세라믹 원료 등을 납품받던 현대정공이 항공기 부품 조립 및 제조를 제안해 1999년 하이즈항공정밀공업을 세웠다. 2001년 미국 9·11테러 영향으로 주력 제품이던 보잉 717 날개 부품의 국내 생산이 중단되는 바람에 경영난을 겪자 군용으로 개발하던 수색 무인장비를 장난감 무인기로 만들어 팔아 어려운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김상철 전문기자 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