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2030 세상/이어진]5월 행사의 막후 주역, 전국 총무님들께

입력 | 2016-05-19 03:00:00


이어진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의사

때는 2030년 5월, 한 방송사의 주말 저녁 예능프로그램에 특집 ‘전국 총무 모임’ 편이 방영됐다. 전국의 각종 모임 전·현직 총무님들과 함께한 특집은, 방송사 자체 집계 시청률 20%를 달성하며 이 시대 총무들에 대한 국민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보여줬다.

방송이 시작되자 특수 제작된 가상 스튜디오 ‘총무 놀이터’에는 전국에서 약 10만 명의 ‘총무님’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잠실 주경기장 규모의 촬영장 곳곳에서 총무 체육대회, 장기자랑, ○X퀴즈 같은 단체행사와 총무기네스, 인공지능총무 가려내기, 총무 고충상담코너 등의 특별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총무님들은 모두 신체 연동 가상현실(VR) 디바이스와 부속 아바타 프로그램을 이용해 각 행사에 참여했다.

부대행사가 열린 ‘총무 정글짐’ 부설 스튜디오에서는 총무예술 작품전시회, 대한총무학회 제10회 학술대회가 진행됐다. 또 우리나라의 총무문화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추진단 발족식, 사이버 가상도시 ‘총무시’ 현판식과 총무문화 예술거리 ‘총무로’ 명명식, 총무 기부계좌 개설식이 함께 거행돼 행사를 풍성하게 했다.

전시회에는 계산기와 스마트폰, 주소록과 회원수첩 등 추억의 총무 소품들이 사용돼 참가자들의 향수를 자극했고, 사무용 로봇 스타트업 ‘㈜붓·봇·벗’에서 마련한 ‘총무봇 3.0’ 출범 행사도 함께 열렸다. 인공지능 기반 온라인 자동회원관리와 회비관리는 물론이고 손글씨 카드 발송, 증강현실 소식지 발행 기능을 갖춘 이 제품은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행사에 참가한 한 총무는 아바타 인터뷰에서 “방송과는 별개로 가상 스튜디오에서 시간·공간의 제약 없이 다른 총무님들과 함께 뛰놀고 이야기하고 고민을 나누며 즐겁고 보람된 시간을 보냈다”며 이번 방송 기획에 대해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때 ‘총무’라는 별명을 가졌던 한 연예인 참가자는 “15년 전 자신의 별명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단순히 돈 계산하고 물건 사는 총무와는 차원이 다른, 다양한 사회 각계각층의 개성 있는 총무님들을 뵙게 되어 영광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학술대회를 진행한 총무학회 총무는 이번 행사에 대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애쓰는 총무님들의 애환과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필요했다” “총무라는 자리는 모임의 성격에 따라 창의적으로 정립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손님으로는 남극 과학기지 총무 세 명과 달 유인기지 국제협력 프로젝트로 ‘문(Moon) 빌리지’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제1차 달 탐사대 총무, 각 정당과 종교단체의 원내총무, 나라별 재외동포 모임 총무, 국내 이주민·다문화 모임 총무, 해상·해저·공중 도시모임 총무 등이 원격 초대됐다. 더불어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총무인 국무총리께서도 아바타로 참석하여 전국의 다른 총무들과 고민 및 노하우, 아이디어를 나누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노인 인구 1000만 시대에 이어, 바야흐로 총무 1000만 시대이다. 국민 5명 중 1명이 크고 작은 총무직을 맡고 있다는 소리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와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정답일 수 없는 시대, 내일의 총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지 않을까.

행사는 끝으로 ‘전국 총무 모임’의 ‘총무’를 뽑으며 마무리되었다. 아마도 함께 선출된 신임 회장보다 더 큰 박수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유일한 총무로 기억되리라.

어이쿠, 깜빡 졸았던 눈을 뜨니 벌써 모임장소 도착이다. 즐거웠던 상상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나 총무가 있다. 모임마다 각기 다른 임무와 역할이겠지만 그 성격은 비슷하다. 회원들의 소통창구이자, 궂은일을 해야 하는 자리, 아흔아홉 가지 잘한 일에도 실수 하나에 욕먹기 쉬운 자리, 돈 계산과 수입 지출에 예민하고 꼼꼼해야 하는 자리, 행사의 처음이자 끝을 책임지는 자리이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자리.

행사가 많은 5월이다. 아침 일찍 출근길에 계실 전국의 총무님들을 응원한다. 회원 한 명 한 명의 감사를 담아. ‘고생한다, 고맙다’는 이야기, 전부터 꼭 한 번 하고 싶었다.

이어진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