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 그룹’ 자메 총괄 본부장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품 기업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그룹의 마르크앙투안 자메 총괄 경영본부장(57·사진)은 13일(현지 시간) 파리 외교관클럽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LVMH그룹이 한국의 패션, 건축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새로운 컬렉션을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2001년부터 LVMH그룹이 보유한 브랜드들의 시너지 협업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또 루이뷔통재단이 운영하는 파리 불로뉴 숲 아클리마타시옹 테마파크의 회장(CEO)으로 2014년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한 루이뷔통미술관을 개관했다.
LVMH그룹은 지난달 29일 현대무용가 안은미 씨 등 한국과 프랑스 문화교류 공로자들에게 ‘2016 한불 문화상’을 수여하는 시상식을 후원했다. 자메 본부장은 “루이뷔통은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화사절과 같다”며 “1980년대부터 한국에 진출했고 현재 100여 개의 부티크를 둔 LVMH그룹이 프랑스와 한국의 우정을 돈독히 하는 문화 교류에 참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3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서울 청담동에 있는 크리스티앙 디오르 매장을 방문했는데 이는 디오르와 루이뷔통이 프랑스 문화와 기업을 대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메 본부장은 유럽에 부는 ‘한류(韓流)’에 대해 “프랑스 패션업계에도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는 창조, 혁신으로부터 영감을 받고 있고 이와 동시에 오래된 시간과 전통에 뿌리를 두고 만들어진 문화라는 점에서 서로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에 한국 문화가 소개된 것은 15∼20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다수 프랑스인이 가장 쉽게 끌렸던 것은 한국 영화”라며 “이번 칸 국제영화제에서도 확인할 수 있겠지만 한국 영화는 샘솟는 창작력과 다채로운 이미지, 영화가 전달하는 가치의 자유를 보여주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고 밝혔다.
자메 본부장은 “여성의 패션뿐 아니라 한국 건축물의 선에서도 깊은 감명을 받는다”며 “특히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전통적인 양식과 현대적인 느낌이 조화된 한국 문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의 ‘특별함’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자메 본부장은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는 LVMH그룹 전체 매출의 약 15%를 차지하는데 한국은 그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양적인 크기도 중요하지만 상품을 평가하고 이해하고 선택하며 진화하게 만드는 고객들의 질도 중요하다”며 “한국 고객들은 언제나 더 나은 것, 색다른 것, 그러면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잃지 않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LVMH의 크리에이터들에게 자신을 뛰어넘는 도전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자메 본부장은 다음 달 1∼4일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맞아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환영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올랑드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두 사람의 우정에 아주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두 나라 대표단이 서로 방문하면서 프랑스와 한국이 친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