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구호활동 미군, 방사능 노출… 7명 숨지고 400여명 손배소송 “美진출 日기업, 퇴역군인 돌봐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퇴역 미 해군들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사히신문 제공
탈(脫)원전 운동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가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칼즈배드에서 동일본대지진 당시 구조작전에 참여했다가 방사성물질에 노출된 퇴역 미 해군들을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미 해군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자 원자력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 등 함대를 후쿠시마(福島) 앞바다에 파견해 ‘도모다치(친구라는 뜻)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지원 작업을 벌였다.
원고 측 요구에 따라 퇴역 군인 10여 명을 만난 고이즈미 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지금도 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증세도 심해지고 있다. 일본이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들의 의료비 부담이 크다며 “나 혼자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 미국에 진출한 일본기업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도움을 호소했다. 미 국방부는 2014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도모다치 작전에 참여한 해군들이 주장하는 신체적인 피해와 피폭 간의 인과관계를 부정했다.
2001∼2006년 총리를 지낸 고이즈미는 2008년 정계를 은퇴했으며 동일본대지진 후 탈원전 운동가로 변신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