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기술의 미래]
‘가상현실(VR) 세계’는 얼마나 우리 가까이에 와 있을까. 2012년 6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파머 러키가 VR 기업 오큘러스를 처음 만든 지 4년이 지난 2016년 현재, VR 기기와 콘텐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기기 자체의 진화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지만 더욱 생동감 있는 VR를 위해 손으로 조작하는 컨트롤러 등 주변기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곧 시각뿐만 아니라 촉각, 후각까지 정복하는 VR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전 세계 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기 시작한 곳들은 단연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회사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VR 기기 총 판매량을 약 1280만 대로 전망했다. 2014년 페이스북에 인수된 오큘러스의 ‘오큘러스 리프트’, 삼성전자의 ‘기어VR’, 대만 HTC의 ‘바이브’,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VR(PSVR·10월 출시 예정)’ 등이 주목받고 있다. 모두 머리에 쓰는 고글 형태다. PC·스마트폰 기반인 나머지 기기들과 달리 PSVR는 콘솔 기반으로 제작됐다.
컨트롤러 등 주변기기의 발전도 눈에 띈다. HTC의 바이브는 출시 초기부터 두 개의 무선 컨트롤러와 함께 묶인 형태로 나와 주목을 끌었다. 손에 쥐고 조작할 수 있게 하는 VR 컨트롤러는 VR 고글의 시각적 효과에 더해 더욱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소니 또한 PSVR용으로 손가락 위치를 추적하는 장갑형 컨트롤러를 개발 중이다. 오큘러스의 컨트롤러 ‘오큘러스 터치’는 VR 체험 중 손에 가상 물체가 닿으면 진동이 느껴지도록 했다. 실제로 대상이 손에 닿는 느낌을 재현한 것이다. 최근에는 VR 기기 이용 시 상황에 따라 향기를 내는 발향 장치의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가상의 숲에 들어서서 나무를 만지며 풀냄새를 맡을 수 있는 미래가 머지않은 것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