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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태풍에 망가진 도시를 누가 다 치웠을까요?

입력 | 2016-05-21 03:00:00

◇위대한 청소부/필 빌드너 지음/존 파라 그림/최혜기 옮김/38쪽·1만3000원·산하




코르넬리우스는 거리의 청소부입니다. 재주를 넘고 춤을 추며 악기를 연주하듯 자기 일을 해내지요. 언제나 즐겁게 지내며 자신의 기쁨을 다른 이에게도 전해줍니다. 그가 일하며 사는 도시는 늘 깨끗하게 반짝거렸어요.

그러다 큰 홍수가 나게 되는데요. 비가 그치고 물이 다 빠진 뒤 산더미를 이룬 쓰레기를 본 코르넬리우스가 이렇게 말했답니다.

“이걸 다 치우려면 나 같은 사람이 수천 명은 더 있어야겠어.”

엄청난 일 앞에 눈물도 났지만 다시 코르넬리우스는 일을 시작합니다. 몸과 마음에는 튼튼한 비옷을 걸쳤어요.

이 이야기는 실제로 미국 뉴올리언스에 살았으며 ‘쓰레기통의 마법사’로 불리던 코르넬리우스 워싱턴에 대한 것입니다. 2005년 늦여름 들이닥친 태풍 카트리나는 도시 전체를 집어삼켰다고 해요. 하지만 그곳 사람들은 언제나 누구보다 도시를 아름답게 가꾸던 코르넬리우스를 기억하고 있었어요. 태풍이 지나고 도시 전체를 치워야 할 때가 오자 사람들은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누구의 일로도 미루지 않고 일손을 더한 것입니다. 전 세계의 자원봉사자들도 이 도시를 찾아와 힘을 보탰지요.

성실하고 즐겁게 열정을 가득 담아 자신의 일을 해내는 이야기는 존 파라의 세심한 그림으로 더 빛이 납니다. 자신의 일에 열정을 다 바친 한 사람의 선한 의지가 세상을 밝은 곳으로 이끌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이야기예요.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