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연중기획/한국경제, 새 성장판 열어라/R&D 현장을 가다]<5> GS칼텍스 대전 기술연구소
GS칼텍스 대전 기술연구소 연구원들이 바이오부탄올 추출을 위한 기구들을 점검하고 있다. GS칼텍스가 개발한 바이오부탄올은 식용원료가 아닌 버려지는 폐목재 등에서 추출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GS칼텍스 제공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연신 탄성을 자아내는 사람은 외부인 뿐. 시연을 마친 GS칼텍스 대전 기술연구소 연구원들의 표정은 담담했다. 제자리로 돌아가 컴퓨터 화면을 살피며 실험 결과를 분석하기 바빴다. 이들의 분주한 움직임에는 GS칼텍스의 미래 성장동력 찾기를 위한 깊은 고민이 담겨 있었다.
○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개발 위한 고군분투
문제는 바이오부탄올의 생산성을 높이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바이오부탄올 생산을 위한 원료로 옥수수와 같은 식용원료를 사용하면 경제성이 떨어졌다. 기술적인 한계로 품질 저하 현상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악조건 속에서도 GS칼텍스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했다. 1998년 전남 여수에 있던 기술연구소를 대전 유성구로 옮기면서 연구소의 주된 역할도 바이오부탄올 등 바이오케미컬, 복합소재 관련 R&D로 바꿨다. 승도영 GS칼텍스 기술연구소장은 “기업 입장에서 당장 수익을 낼 수 없는 사업에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GS칼텍스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독자 생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기 위한 R&D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며 “회사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준 덕분에 올해 500억 원을 투자해 여수에 시범 공장을 설립할 예정인 등 바이오부탄올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 세상에 하나뿐인 GS칼텍스만의 바이오부탄올
GS칼텍스가 개발한 바이오부탄올은 특별하다. 기존 바이오부탄올이 옥수수나 카사바와 같은 식용원료를 통해서만 생산되는 것에 비해 GS칼텍스 제품은 폐목재를 이용한다. 버려진 나무에서 연료를 생산해 내는 것이다. 성능도 우수하다. 연구소 실험 결과 휘발유 혼합비율을 최대 26%까지 올려도 자동차가 연비 또는 동력 손실 없이 움직일 수 있다.
GS칼텍스는 바이오부탄올 상업화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준양산 단계인 데모 플랜트는 올해 상반기(1∼6월) 착공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현재 진행 중인 데모 플랜트를 실증한 뒤 유가 추이에 따라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유가가 높아져 바이오부탄올의 경제성이 입증되면 플랜트 수출, 기술 라이선스 판매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바이오부탄올 생산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대전=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