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맥스웰 신간 ‘성공한 사람들이 리더십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
“당신이 (어린 시절) 리더십을 발휘했던 사례를 소개해 주세요.”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의 명사 인터뷰 기사를 읽다 보면 이런 종류의 질문이 거의 예외 없이 등장한다. 리더십은 아이비리그(미국 동부지역 8개 명문대) 입학 사정에서도 중요한 평가항목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교 시절 학생회나 스포츠 음악 등 과외활동에서 리더로 활동했던 지원자가 학과 성적만 탁월한(혼자 공부만 열심히 한) 경우보다 입학시험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들 한다. 한 뉴요커 지인은 “그래서 중산층 이상의 미국 부모들은 자녀에게 리더의 경험, 리더십 실전을 쌓게 하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신간은 리더십의 여러 측면을 항목별로 나누고 관심 분야에 따라 찾아보기 쉽게 하고 책 크기도 포켓북처럼 작게 만들어 휴대도 간편하게 했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다른 사람을 이끌고, 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리더십 측면만 아니라 ‘형편없는 리더’ 밑에서 성공적으로 일하는 방법도 별도 항목으로 기술해놨다는 점이다. 형편없는 리더십도 △함께 일하기 힘든 리더 △당신을 싫어하는 리더 △비전이 없는 리더 △결정력과 일관성이 부족한 리더 △성격적 결함이 있는 리더 △불리(bully·남을 괴롭히는 사람)처럼 부하직원을 괴롭히는 리더 △너무 안전만 지향하는 리더 등으로 세분해서 각각의 대처법을 상세히 적어 놨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못된 상사에게 시원하게 할 말 하고 자기 짐을 챙겨 떠나는 ‘폼 나는’ 직원의 모습이 종종 등장하지만 맥스웰의 조언은 사뭇 다르다. 그는 ‘형편없는 상사(리더)’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만 9개를 열거했고, 그 첫 번째는 ‘혹시 (상사가 아니라) 내가 그 문제의 원인인지를 먼저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런 상사 때문에 회사를 떠날지, 아니면 참고 그대로 회사에 다닐지를 결정하라는 건 9개 항목 중 8번째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