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대표팀 올림픽 본선 진출 이끈 에이스 김연경
김연경이 22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체육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배구 세계 예선’ 최종전인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가 끝난 뒤 코트에서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올림픽 본선 진출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에이스의 절실함 때문이었을까. 한국은 22일 치러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세트스코어 0-3 패배)까지 포함해 총 4승 3패 승점 13점으로 2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성공했다. 김연경은 “네덜란드와의 경기(3-0 승리) 이후 우리가 원하는 경기 흐름을 가지고 왔다”며 “이후 일본전 승리 등 4연승으로 가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대회를 복기했다.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2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뒤 ‘이제는 올림픽 메달이다, 한국 GO’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전히 ‘포스트 김연경’으로 불릴 만한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도 사실. 김연경은 후계자로 꼽을 만한 후배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지 않나. 다들 정신 차려야지”라며 농담 섞인 쓴소리를 남겼다. 이정철 대표팀 감독이 늘 김연경에게 ‘후배에게 관대해지지 말라’고 강조하는 것 또한 비슷한 이유에서다.
김연경은 대표팀 운영 방식에 대한 의견도 덧붙였다. “런던 올림픽 이후 일본이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올림픽을 준비한 반면 우리는 매번 감독도 바뀌고 선수도 바뀌면서 그때마다 성적을 내기 바쁘다. 어린 선수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줘 실력이 올라올 수 있도록 4년이라는 시간을 제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육성 시스템부터 개선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자 “그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며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근 소속팀 터키 페네르바흐체와 1년 재계약을 한 김연경은 “다른 리그를 경험해 보려 여기저기 많이 접촉해 봤지만 생각보다 조건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며 “일단 강한 리그에 남기로 했다”고 말했다. 1년 계약을 한 만큼 내년에도 언제든 새로운 무대에 도전할 뜻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국내 무대로 돌아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생각이다. 은퇴 후에는 국내, 해외 팀 또는 대표팀을 가리지 않고 꼭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기왕 할 거면 대표팀 감독이 어떠냐고 묻자 김연경은 “기자들이 감독 인터뷰만 해서 선수들이 기죽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