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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그린 원조’ 현장을 가다]“한국 공대 노하우로 젊은 엔지니어 육성”

입력 | 2016-05-24 03:00:00

아다마과학기술대 6년째 맡은 이장규 총장




“에티오피아가 가장 목말라 하는 것 중 하나가 한국의 성공적인 공과대학 운영 노하우입니다.”

이장규 아다마과학기술대 총장(70·사진)은 18일(현지 시간) 아디스아바바에서 기자와 만나 “아프리카의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경제성장 전략을 가지고 있는 에티오피아에 삼성, 현대, LG 같은 글로벌 기업을 만든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을 양성한 한국의 공과대학은 부러움의 대상”이라며 “서울대 공대, KAIST, 포스텍 등의 운영 노하우를 적용할 때마다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 교수를 지낸 이 총장은 정년퇴임 직후인 2011년 10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대학총장이 됐다. 에티오피아 정부의 정책자문역으로 활동하던 최영락 고려대 정보경영공학부 교수가 이 총장을 추천했다. 이 총장은 취임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한국형 공과대학 운영 노하우를 접목하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아다마과기대의 운영 모델과 담당 부처를 바꾼 것은 현지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그는 “당초 에티오피아 정부는 아다마과기대를 교육부 산하에 두고 종합대로 운영하려 했다”며 “에티오피아 국무총리에게 KAIST의 성공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엘리트 엔지니어 양성을 위해선 종합대보다는 이공계 특성화대 모델이 낫고 담당 부처도 과학기술부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건의는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현재 아다마과기대는 수학과 과학 중심의 자체 대학입학 시험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이 총장은 교수진의 역량 키우기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총장은 “1000여 명의 교수 가운데 박사학위 소지자가 5% 정도였는데 현재는 15% 정도로 늘렸다”며 “특히 18명의 젊은 교수를 한국 대학에 보내 박사학위를 받게 했다”고 말했다. 재료공학과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포스텍 교수들을 초청했고 교과 과정도 한국 것 그대로 적용했다.

이 총장은 “위성 기술과 약학, 신소재를 ‘3대 전략 분야’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며 “한국이 1960, 70년대 중공업 위주의 제조업 육성 전략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것 같은 성과를 이루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대학의 다양한 산학협력 모델을 도입해 현지 기업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도 추진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아디스아바바·비쇼프투=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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