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알레르기 비염 천식 진료 환자 3명 중 1명이 초등교 입학 이전 소아비염 앓아 수면에도 영향 미쳐 성장 방해…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
만성 기침으로 내원한 환자가 알레르기 천식이 의심돼 호흡음을 청진하여 천명음 여부를 확인하는 이철룡 원장.송파구 참내과 제공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와 달리 열이 나지 않으며, 특정 환경에 노출됐을 때 재채기와 코막힘 증상이 심해지며 증상의 호전 및 악화가 반복되는 특성을 보인다. 맑은 콧물로 인한 코 훌쩍임, 코 막힘과 가려움으로 인한 ‘코 문지름’이 자주 반복되거나, 눈물이 나고 눈이 가려우며, 목이 아픈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비염 심하면 천식으로 발전하기도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면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비염이 천식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천식 진료 환자 3명 중 1명 정도인 34%가 초등학교 입학 이전 소아 비염 환자였다. 천식은 알레르기 원인 물질로 인해 기관지가 좁아져 가슴의 쌕쌕거림(천명)을 동반한 호흡 곤란의 증상을 보인다.
알레르기 비염은 다른 질환으로의 악화는 물론 아이의 성장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콧물 및 코막힘 증상으로 인해 수면에 영향을 미쳐 성장에 방해되거나,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이 굳어지면서 ‘얼굴 변형’ ‘치아 불균형’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을 동시에 앓는 경우도 많다. 천식 환자의 약 80%는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한다. 또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40%는 천식을 동반한 증세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이 동반되는 환자 치료를 위해서는 조기에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부비동염(축농증) 역시 알레르기 비염의 합병증이다. 알레르기 비염 발생 후 코점막 내 이차적으로 세균 감염이 발생하면서 부비동염이 생긴다. 부비동염으로 알레르기 비염과 같이 코막힘, 콧물이 나타날 수 있으며, 알레르기 비염과 달리 열이 나고 심한 경우 얼굴 부위에 압통이 느껴질 수 있다. 부비동염으로 인해 주변 신체 기관의 염증이 확산되어 추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소아에겐 류코트리엔 조절제 효과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세계천식기구의 천식치료 지침(GINA guideline)에서 1차 치료제로 스테로이드 흡입제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가 신체적 특성상 숨을 깊게 들이마셔야 하는 스테로이드 흡입제 사용을 힘들어하면 먹는 약물인 ‘류코트리엔 조절제’ 복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씹어 먹는 간편한 복용으로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소아 알레르기 비염 및 천식의 경우 아이의 치료 거부나 어려움을 이유로 치료에 소홀할 수 있는데, 이는 질병 악화를 유발하고 성장, 학습 방해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아이의 연령 및 증상을 고려해 아이가 쉽게 복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철룡 참내과 원장은 “알레르기 비염을 단순히 가벼운 질환으로 여기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해 맞춤형 치료를 받는 것이 초기 치료에서 중요하다”라며 “특히 흡입 치료가 어려운 영유아나 노인은 약물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원인 물질인 집먼지진드기를 최소화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먼지가 많은 카페트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침대를 사용할 때는 매트리스를 비닐 커버 등으로 싸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후 소금물로 가글을 하면 구강 위생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카페인은 이뇨작용을 유발해 코점막을 건조하게 만들 수 있기에 피하는 것이 좋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