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켜요 착한운전]‘와인의 나라’ 교통사고 줄인 비결
프랑스 파리의 관광버스 기사인 압델 라샤르 씨가 시동을 켜기 전 음주측정기를 불고 있다. 운전기사가 기준치 이상의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나면 버스의 시동은 켜지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손해보험협회 제공
프랑스는 유럽에서도 대표적인 ‘교통 선진국’이다. 프랑스에서 한 해 발생하는 교통사고 사망자는 3268명(2013년 기준). 같은 해 한국은 5092명이었다. 총인구를 감안할 때 프랑스의 교통사고 사망 비율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프랑스가 교통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1972년 한 해 동안 프랑스 교통사고 사망자는 1만8113명에 달했다. 사상 최다였다. 프랑스 정부는 음주운전과 안전벨트 미착용, 과속운전을 교통사고 사망의 ‘3대 주범’으로 보고 강도 높은 규제를 도입했다.
정부는 또 차량으로 갈 수 있는 외곽 지역의 중소형 마트나 주류를 판매하는 가게에도 음주측정기를 배치했다. 주인이 손님의 음주 여부를 직접 측정토록 한 뒤 음주운전 가능성이 있다면 더 이상 술을 팔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얼마 전에는 초보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 단속 기준을 0.05%에서 0.02%로 강화했다.
주류업계도 음주운전 예방에 동참하고 있다. 프랑스의 주류회사인 페르노리카그룹은 음주운전 예방 재단을 운영 중이다. 보험사들도 술을 마신 초보 운전자들에게 1년에 5회까지 택시비를 지원하고 회사 영업이익의 0.5%를 교통안전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교통안전 공익단체인 악사 프레방시옹의 셀린 수브란 사무국장은 “보험사들이 낸 돈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각급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