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펀드)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국제기금이 보상한 전 세계 오염사고 41건 중 10건이 한국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누가 봐도 오염사고가 자주 나는 국가라는 점이 자명하다. ‘국격’에 전혀 맞지 않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기름유출사고는 어느 나라에서나 발생한다. 미국도 6년 전 멕시코 만 사고로 홍역을 앓았고, 황해에서 유전 개발이 활발한 중국은 물론이고 프랑스, 스페인과 같은 유럽 국가도 과거 사고에서 예외 없이 큰 피해와 사회 혼란을 겪었다.
사고는 언제든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 거의 모든 선박이 운항하지 못하는 극심한 해상 조건에서는 방제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상 악조건을 어느 정도 견디는 대형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면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웃 국가 일본의 경우에 국토교통성이 보유한 4000t급 방제선 3척을 니가타, 나고야, 기타큐슈 등 세 해역에 배치하여 평시에는 준설선의 업무로 운영비를 보전하며 대형 사고 시 유출된 기름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략 10년 간격으로 발생해온 우리나라의 대형 기름유출사고 이력을 보더라도 최근 들어 자주 발생하는 오염사고에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다시는 우리나라에서 대형 기름유출사고가 나지 않기를 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만에 하나 기상이 안 좋더라도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든든한 대형 방제선이 우리 바다에도 떠 있었으면 하고 기대해본다.
장만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