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올림픽대표팀 막내 3인방의 예선전 뒷이야기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막내 3총사 이재영, 이소영, 강소휘(왼쪽부터)가 20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세계예선 페루전이 끝난 뒤 함께 모였다. 선수들이 손가락 네 개를 편 건 대회 4승째를 거뒀다는 의미다. 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겁 없는 막내답게 간 큰 대답이었다. 난생처음 성인 대표팀에 합류한 강소휘(19·GS칼텍스)가 대표팀과 소속팀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내놓은 답이었다. 강소휘와 함께 대표팀 막내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영(20·흥국생명)과 이소영(22·GS칼텍스)의 답은 조금 달랐다. 이재영은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늘 감사하다”고 했고, 이소영은 “가슴 위 태극기가 주는 무게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림픽 무대를 향한 마음은 같았다. 세 선수 모두 “선수 생활을 하면서 꼭 밟고 싶은 꿈의 무대”라고 입을 모았다.
처음 참가한 올림픽 예선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세 선수는 모두 일본전을 꼽았다.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한 이 경기에 교체 선수로 나섰던 이재영은 “주전이 아니고 잠깐 교체 투입돼 들어갔지만 코트 안에서 파이팅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대회 초반) 실력 발휘를 못 한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았는데 일본전으로 치유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공격수 김연경과 함께 뛰었던 시간도 젊은 세 선수에게는 큰 자산이 됐다. 이소영은 김연경에 대해 “배구 스타일이든, 성격이든 모든 면에서 닮고 싶은 언니”라고 말했다. 김연경의 원곡중 후배인 강소휘는 “공격도 좋지만 웬만한 서브 리시브가 모두 세터 머리 위로 올라가는 게 대단해서 많이 물어보고 배웠다”고 했다. 강소휘는 “가끔 가다 (연경 언니가) 툭툭 장난을 쳐주는데 아직도 당황스럽고 쑥스럽고 그래요”라며 웃었다.
세 선수에게 이번 대회는 세계 정상급 선수와의 실력차를 느끼는 계기도 됐다. 이재영은 “유럽 선수들의 높이 앞에서 키가 작은 ‘나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1차전인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이재영과 교체돼 들어간 이소영 역시 “이탈리아 선수를 상대로 열심히 리시브에 가담한다고 했는데 생각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아 미안했다”고 말했다. “오전, 오후 뒤죽박죽인 일정을 치르면서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도 다시금 느꼈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을 꿈꾸는 세 선수의 마음가짐은 같지만 결과는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14명이 참가했던 세계예선과 달리 올림픽 본선 엔트리는 12명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정철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진천선수촌으로 다시 들어오는 다음 달 5일에 맞춰 최종 엔트리를 꾸릴 계획이다.
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