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외에서 8번이나 정상에 올랐던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한 올 시즌 아직 우승이 없다. 아쉬움이 클 것 같지만 정작 전인지의 생각은 달랐다. 26일 개막한 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이 열린 미국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CC에서 만난 전인지는 이번 시즌 상반기 중간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에 “내게 96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LPGA투어 신인으로서 잘 하고 있으며 100점 만점을 향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인지는 올해 초 모든 대회에서 10위 이내에 들겠다고 다짐했었다. 현재 7개 대회에 출전해 5번 톱10에 진입한 그는 ‘톱10 피니시율’ 71%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자신의 목표대로 순항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받지 못한 신인상 부문에서는 512점을 기록해 2위 메간 캉(19·미국·182점)에 크게 앞서 있다.
전인지는 “한국에 있을 때는 일요일에 대회 끝나면 그 다음 주 초에는 늦잠도 자고 여유를 부렸다. 하지만 미국에선 모든 게 새로워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새로운 코스에 적응하고 있다. 샷이 안 될 때도 스코어를 관리하는 요령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허리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필드를 떠나있게 된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어드레스를 할 때 오른쪽 어깨가 앞으로 나오는 나쁜 버릇이 되살아나 공이 왼쪽으로 말리는 현상이 있었다. 쉬면서 컨디션 뿐 아니라 스윙도 재점검할 수 있었다.”
세계 랭킹 7위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이 유력한 전인지는 다음달 메이저 대회에 잇따라 나선다. 유달리 큰 무대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던 그가 우승 소식을 터뜨릴 날이 다가오고 있는지 모른다.
앤아버=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