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켜요 착한운전]정지거리, 정상때보다 10m 늘어나… 운전대 조작도 둔해져 차로 이탈
현행 음주운전 단속 기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 0.05%보다 낮은 상태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해도 사고 위험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안전공단은 26일 혈중 알코올 농도 0.03∼0.05%의 운행안전성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험에서 시속 60km로 달리는 음주운전자가 적색 신호를 보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0.328초였다.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0.131초)보다 2.5배 이상 반응 속도가 느렸다. 제동거리는 평균 30.1m로 정상운전 때보다 10m 이상 차이가 났다. 일반적으로 체중 65kg인 성인 남자가 소주 1, 2잔을 마셨을 때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2∼0.04%, 5잔 이하로 마셨을 땐 0.05∼0.1%다.
운전대 조작능력도 떨어졌다.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는 차로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없었지만 술을 마셨을 땐 차로 이탈 현상이 생겼다. 이번 실험에서 실시한 총 13개 항목의 운전 적성 정밀검사 중 8개 항목에서 정상운전 때보다 등급이 낮았다. 특히 동체시력 등 3개 항목에서는 최하 등급인 5등급(아주 미흡)이 나왔다. 정상운전에서는 5등급이 하나도 없었다.
동아일보는 올해 교통안전 캠페인 ‘시동 꺼! 반칙운전’ 4년 차를 맞아 ‘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 줄이자’를 주제로 정하고 ‘음주운전 단속 기준 0.03%로’ 등 5가지 제언을 내놨다. 현재 경찰은 이 같은 방향으로 단속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