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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日 ‘우익 성지’서 G7을 맞다

입력 | 2016-05-27 03:00:00

입구서 직접 안내… 정상들 기념식수… “정교분리 원칙 어긋나” 비판 목소리
오바마 “北, 우리 모두의 걱정거리”




26일 일본 미에(三重) 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일본 천황주의의 ‘총본산’인 이세(伊勢)신궁 방문으로 일정이 시작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45분부터 내궁(內宮) 입구인 우지(宇治)교 앞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시작으로 G7 정상을 차례로 맞았다. 정상들은 아베 총리와 악수한 뒤 흰색 전통 옷을 입은 신관의 안내에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아베 총리는 10분가량 늦게 도착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두 손을 맞잡으며 친밀감을 표시한 뒤 함께 다리를 건넜다. 아베 총리는 정상들에게 “이세신궁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신관들을 소개했다. 그리고 정상들과 신궁을 상징하는 삼나무 묘목을 식수한 뒤 산도(參道·참배길)를 걸어 정궁(正宮) 입구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이후 정상들은 아베 총리의 안내로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미카키우치(御垣內)’를 둘러봤다. 이들이 이세신궁에 머문 시간은 약 1시간이다.

G7 정상회의의 첫 모임을 군국주의 시절 일본을 침략전쟁으로 몰고 간 제국주의의 정신적 기반이던 국가 신도(神道·일왕을 정점으로 한 국교)의 총본산인 이세신궁에서 한 것을 두고 아베 총리가 정교(政敎) 분리의 원칙을 위배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 중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에 대해 “우리 모두의 큰 걱정거리로 남아 있다”며 “북한처럼 고립되고 국제규칙을 우롱하며, 핵무기를 얻기 위해 국가의 자원을 바친 국가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초점을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27일 히로시마(廣島) 평화기념공원을 찾아 위령탑에 헌화하는 자리에 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 소속 피폭자 4명이 초대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인 피폭자는 초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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