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그간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해운업, 조선업 등 전통적인 해양산업이 최근 위기에 처해 있다. 세계적 경기침체와 저유가의 영향을 정면으로 맞으며 힘겹게 버티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돌파할 길이 딱히 보이지 않는 데다 이들 전통산업을 대체할 신성장동력의 성장세도 더딘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해양산업이 창조와 혁신으로 나아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16세기 영국은 스페인 등 열강의 위협과 인플레이션, 종교분쟁 등 국가적 위기에 직면하였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1세는 화폐개혁, 종교질서 확립, 특히 해적까지도 포용하는 전방위적 해양력 증강 정책 등을 통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이끌었다. 이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우선 선박평형수 처리 산업은 이미 선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은 40개 선박평형수 관련 기술 중 15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시장 점유율도 50%에 이른다. 기존 선박운항시스템에 정보기술(IT)을 융복합하는 ‘e-내비게이션’은 2020년 이후 1000조 원이 넘는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분야도 국제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생물을 이용해 물을 교환하지 않고도 새우 등 양식생물을 길러내는 바이오플록 양식 기술 역시 우리 기술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2013년 국립수산과학원이 처음 개발한 바이오플록 양식 기술은 기존 재래식 양식 방법에 비해 10배 이상 향상된 생산성과 식품 안전성을 확보하였으며, 앞으로 우리 기술이 세계로 수출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그리고 해양플랜트 운송, 설치, 해체 등을 비롯한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도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46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강점을 가진 해양플랜트 건조 분야와 해운업 등을 활용하면 단기간에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4월 28일 신산업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신산업육성 펀드’ 등 새로운 성장 및 일자리 창출 동력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해양수산부도 이에 동참해 해양신산업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버팀목이 되어 우리 사회의 산업 개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련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이다.
5월 31일은 ‘제21회 바다의 날’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담고 있는 바다는 우리에게 수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바다를 품고 우리 미래를 담아내어 대한민국의 르네상스로 나아갈 대항해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