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이론으로 본 ‘대선 1년전’
새누리당의 4·13총선 참패 및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시사를 계기로 2006년과 2016년의 여야 정치 양상이 흡사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무시하지 못할 차이점도 드러나고 있어 섣부른 예단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 이것이 닮았다
올해 4·13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를 겪은 일은 2006년 5·31지방선거에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이 최악의 패배를 당한 것과 통한다.
야권으로 눈을 돌리면 2006년이나 10년이 지난 지금이나 강력한 대선 주자 3명이 버티고 있는 점은 같다.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에는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라는 ‘빅3’ 대선 후보가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 중에서 훗날 대통령이 두 명이나 나왔다. 현재 야권에서는 더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지지율에서 3강 체제를 보이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들 3강 체제는 10년 전이나 현재 모두 여권 성향의 1인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6년에는 노무현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고건 씨가 야권 빅3와 대선 후보 지지율 수위를 다퉜다. 현재 여러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야권 빅3를 앞서는 반 총장은 고 전 총리에 비견된다. 반 총장은 고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관료에서 ‘정치인’으로 말을 갈아탈 준비를 하고 있다. 각각 호남과 충청이라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며, 기성 정치권과 전략적으로 거리를 두는 점도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10년이라는 시간 차를 두고 몇 가지 차이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 변수들이 나비 효과를 일으키면 결과는 10년 간격만큼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이것이 다르다
야권 빅3 체제가 금이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른바 ‘구원등판론’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 결과를 분석하면서 “문재인, 안철수의 한계를 봤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 때문에 안희정 충남지사나 김부겸 의원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야권 빅3가 한 명의 대선 후보로 정리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점도 2006년과 다르다. 당시 손학규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하긴 했지만 빅3 중 양강(兩强)이던 두 사람이 경선을 치렀고 결과적으로 연거푸 대통령이 됐다. 하지만 더민주당 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 대표가 각각 당의 대선 후보가 된다면 대선을 앞두고 후보 단일화를 이룰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중론이다.
:: 평행이론 ::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나 두 상황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