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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학원은 100억대 비리 백화점

입력 | 2016-05-31 03:00:00

리모델링비로 주식사고… 입점대가 뒷돈 받고…
10억 상납받은 前이사장 기소… 물품구매 대행업체 대표 구속




전국에서 백병원 5곳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복마전(伏魔殿) 같은 비리로 얼룩진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부장 임관혁)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수재 혐의로 백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89)을 불구속기소하고, 병원의 각종 소모품 구매를 대행하는 A사 대표 박모 씨(60)를 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백 씨는 박 씨와 짜고 2010년 8월 A사 소유인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의 시설 리모델링비 등으로 책정된 30억 원을 주식 구입 등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백 씨와 그 일가족이 다수 지분을 소유한 A사는 백병원이 사용하는 거의 모든 물품을 구매하는 대행업체다. 백병원은 최근 5년간 순이익을 내지 못했지만 A사는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비리의 근원지’로 확인됐다. 백 씨와 일가족, 박 씨 등이 5년간 배당금으로 챙긴 돈은 총 100억 원에 이른다.

또 검찰은 병원 부대시설 운영권을 받는 대가로 박 씨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배임증재)로 백병원 부대시설 운영자 등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 박 씨는 편의점 등 백병원 입점업체 등에서 입점 대가로 10억 원을 받아 백 씨에게 상납했다. 또 업체로부터 3억 원의 뒷돈을 받아 착복했다. 이번 수사는 박 씨의 비리 첩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병원 현직 의사의 비리도 드러났다. 해운대백병원 과장 주모 씨(52)는 2010년부터 최근까지 특정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의약품 독점판매 대행업자로부터 1억23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 기소됐다. 또 검찰은 자신의 딸이 백병원에 채용되도록 면접 문제와 모범답안을 알아낸 혐의(업무방해)로 부산백병원 부원장인 백모 씨(51)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