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매우 의미있는 진척 보여”… 임종룡 금융위장 “마무리에 주력” 인하 목표치 ‘28%’ 근접할지 주목… 최종타결은 6월 첫째주 후반 이뤄질듯
현대상선이 회생의 첫 번째 관문인 용선료(선박 빌리는 비용) 인하 협상의 ‘9분 능선’을 넘었다. 각 선주와 인하율 등 세부 조건에 대한 협의가 남아 있지만 이르면 이번 주 후반 최종 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30일 “그동안 해외 선주들과 개별 협상을 통해 용선료 조정에 상당한 진척을 이뤘다”고 밝혔다. 산은은 특히 컨테이너선 선주들과의 협상에 대해 “해외 선주 5곳과의 협상에서 모두 매우 의미 있는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이 지불하는 전체 용선료 가운데 영국의 ‘조디악’을 포함한 컨테이너선 선주 5곳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이들과의 협상이 전체 용선료 인하의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산은 관계자는 “나머지 17개 벌크선 선주들에게는 최종 제안을 보낸 상태이며, 이들은 대체로 컨테이너선 선주들과의 협상 결과를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0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랑스 공동 핀테크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국 컨테이너선사들과 기본적 방향에 대해 합의를 했고 세부적인 조건을 논의 중”이라며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어 “협상을 마무리하는 데 주력하고 있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용선료 인하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임 위원장이 이날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 같은 용선료 협상 진행 상황을 들고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이 내놓은 채무 재조정안은 회사채의 50% 이상을 출자 전환하고 나머지 물량은 2년 거치 3년 분할 조건으로 상환하는 방안이다.
SPP조선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최대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SPP조선 채권단도 이날 회의를 열어 SPP조선을 법정관리로 보내지 않고 재매각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SPP조선은 당초 SM(삼라마이더스)그룹이 인수하기로 했지만 채권단과 SM그룹 간에 매각 가격에 대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최근 협상이 결렬됐다.
한편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주 방한한 국제통화기금(IMF) 미션단은 조만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방문해 조선 해운 등의 구조조정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김철중 tnf@donga.com·장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