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첫발]
30일 문을 연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 초선 의원들이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20대 국회에서 야당의 가장 큰 과제로 ‘책임감’을 꼽았다. ‘여소야대’라는 새로운 정치 환경 속에서 야당부터 새로운 국회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본보는 더민주당 5명, 국민의당 3명 초선 의원의 ‘야당을 위한 제언’을 들어봤다.
○ ‘발목 잡는 야당’ 역할 끝내야
이틀치 세비 기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앞줄 오른쪽)가 30일 의원총회에서 같은 당 의원 123명이 부실채권 탕감을 위해 기부한 이틀 치 세비 8179만5000원을 비영리 시민단체인 주빌리은행 조봉구 이사에게 전달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더민주당 최운열 의원은 “그동안 보여줬던 ‘발목 잡는 야당’ 역할 끝내라고 국민이 더민주당을 제1당으로 만들어 준 것”이라며 “이를 명심하고 그에 걸맞게 반대만 하는 야당이 아닌 국정 운영의 주체로서 행동하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지 못한 것은 야당도 공동 책임이 있다”며 “20대 국회가 국민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야당이 별개의 법안을 연계해 국회를 파행시키는 모습을 이제는 보여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정상적인 국회 개원을 위해 국회법 개정안 등은 별개로 처리하고 민생 현안을 논의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주현 의원도 “국회가 이제는 문제해결 능력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이 다수였던 19대 국회에서 야당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해 왔지만 20대 국회는 상황이 바뀐 만큼 야당이 정책이나 예산 측면에서 양극화 해소 등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제시하고 정부여당의 기조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 초선부터 대화 타협에 솔선수범
법안발의 경쟁 20대 국회가 시작된 30일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오른쪽) 등 동료 의원들이 국회 의안과에 청년기본법, 규제개혁특별법 등 9개 법안을 ‘20대 국회 새누리당 1호 법안’으로 제출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더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여야를 막론하고 초선 의원들이 새로운 모임을 만들고, 여론의 지지를 받는다면 지금까지의 정치 문화가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국회가 정치, 이념적 이슈보다 민생 이슈에 집중할 때 대화와 타협의 국회가 가능하다”며 “야당부터 무조건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이분법 사고와 진영 당파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도 그동안 야당이 국회를 싸움의 장소로 생각한 것은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송 의원은 “야당이 제대로 실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대화와 타협보다 싸움을 선택한 것”이라며 “모든 사안을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고 이를 위해 국회는 밤을 새워 논의하고 결론을 내는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 초선 의원들부터 국회 정상화를 위해 솔선수범하겠다는 다짐이었다.
길진균 leon@donga.com·한상준·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