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오바마 대통령이 27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아 헌화했다. 그는 원폭으로 희생된 수많은 희생자에게 애도의 뜻도 표했다. 미국이 개입된 끔찍한 전쟁의 상흔을 언젠가 누군가는 치유해야 한다는 정치적 신념이 배경에 있었을 것이다.
히로시마 방문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미국의 참전용사 단체들은 원폭 투하 결정의 정당성에 시비가 붙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일본의 전쟁 책임을 희석시키지 않을까 하는 비판이 많았다.
또 하나는 화해의 메시지다. 소모적인 역사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동북아 3국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 세 나라는 지난해 11월, 3년 만에 정상회의를 재개했지만 역사 갈등은 2009년 이래 정상회의 공동선언 표현(‘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한다’)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미일 간 역사 화해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한중일 3국 간의 역사 화해로 연결되어야 한다. 아베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로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도 일본과 적극적으로 화해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두 나라는 불행한 역사에 갇혀 지낼 피해국, 약소국이 더 이상 아니다. 앞으로 개최될 3국 정상회의에서 ‘역사적인 대화해’의 공동선언을 만들어 내야 한다.
신봉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