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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재테크]집값 오를땐 전세 낀 매입 ‘갭 투자’ 해볼만

입력 | 2016-06-01 03:00:00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

저금리에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아파트 ‘갭(Gap)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세 보증금 시세와 매매 가격의 차이를 이용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투자법이다.

갭 투자를 잘 활용하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 집을 사서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전세 재계약 때 보증금을 올린 뒤 다음 투자자에게 더 높은 가격에 되파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갭 투자가 성공하려면 실수요가 꾸준히 유입돼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70% 이상으로 높게 유지돼야 한다는 점과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해야 한다는 전제를 만족해야 한다. 전세가율이 높더라도 매매가가 오르지 않으면 차익 실현이 불가능해진다. 전세가율만 보고 갭 투자를 하는 게 위험한 이유다.

이 때문에 갭 투자를 할 때는 전세가율뿐 아니라 각 지역의 입지와 주택 수급 여건을 꼼꼼히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 매매가와 전세금이 동시에 오를 가능성이 큰 곳을 고르는 것이 좋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도심의 중소형 아파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중소형 주택은 중대형에 비해 투자금 부담이 작은 반면 가격 상승률은 높다. 상대적으로 투자 수요도 많아 원할 때 되팔기도 수월하다.

다만 감가상각이 큰 연립·다세대주택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전세가율이 높더라도 최근 집값이 다른 지역보다 많이 오른 곳은 피해야 한다. 향후 주택 공급량이 많은 곳도 위험하다.

예컨대 KB국민은행에 따르면 4월 말 광주(77.0%), 대구(75.6%), 충남(76.4%), 경북(75.1%) 지역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전국 평균(74.9%)을 웃돌았다.

하지만 2011∼2015년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 상승률은 전국 평균의 4배에 이를 만큼 높았다. 올 들어서는 시세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가율이 높지만 최근 단기간에 많이 오른 집값 때문에 매수세가 주춤해진 것이다. 여기에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아 전세금까지 떨어질 조짐을 보인다. 당분간은 갭 투자를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

최근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산 뒤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월세전환형’ 갭 투자도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를 ‘수익형 부동산’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매달 월급처럼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를 원하는 중장년층 투자자라면 이런 방식의 갭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