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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49기 아마국수전… 패배보다 굴복이 싫다

입력 | 2016-06-01 03:00:00

결승전 8보(97∼108)
○ 송규상 5단 ● 김기백 5단




전보 마지막 수인 백 ○가 ‘명당 중의 명당’이긴 하지만 당장은 흑 97, 99로 백의 약점을 추궁하는 것이 강력하다.

20대 초반인 두 대국자는 지는 것보다 굴복하는 것을 더 싫어한다. 예를 들면 백 100이 그런 수다. 이 수로는 101의 곳에 두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흑에게 100의 곳을 선수로 당하는 것이 싫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흑에게 선수를 당하더라도 큰 손해는 없다. 그래도 일단 선수를 당하는 굴욕을 맛보기 싫어서 백 100으로 반발한 것.

그러자 흑 101로 끊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전투가 좀 수그러드나 싶더니 금방 다시 불꽃이 튄다.

그런데 백 102 때 흑 103이 실수. 참고도처럼 먼저 흑 1로 백 한 점을 따내야 했다. 이때는 백 2로 이을 수밖에 없는데 이때 흑 3으로 붙이면 백의 응수가 곤란했다. 백 4로 받으면 흑 5로 이후 백의 행마가 난감하다. 그렇다고 흑 3 때 4의 곳을 두지 않으면 흑에게 4의 곳을 빼앗기는데 이 역시 백이 견딜 수 없다. 실전에선 흑 103과 백 104를 미리 교환하는 바람에 백이 106, 108로 변신할 수 있었다. 흑이 ‘우세’라는 푯말을 달 수 있는 기회에서 자꾸 수순을 틀리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