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타자다. 최정의 지속적인 타격폼 변신도 완벽주의를 향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스포츠동아DB
5월부터 10방…홈런 공동 선두
“숫자보다 타격폼을 찾은게 기뻐”
정경배 코치 “전성기 때 폼 나와”
SK 최정(29)의 홈런 페이스가 무섭다. 최정은 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1회 선제 2점홈런을 결승홈런으로 장식했다. 올 시즌 15호로 에릭 테임즈(NC), 김재환(두산)과 함께 홈런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아울러 개인통산 200번째 홈런(역대 23번째)으로 뜻 깊은 이정표를 작성했다.
최근 2년간 내리막길에 섰던 홈런 숫자가 다시 치솟고 있다. 이제 시즌 3분의1을 갓 넘긴 시점이라는 점에서, 현재 홈런 생산속도라면 최정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인 2013년의 28홈런도 넘어설 가능성도 크다. 최정은 이에 대해 “홈런 숫자보다 연습한 대로 원하는 스윙에서 홈런이 나온다는 점이 반갑다”고 했다.
2005년 SK에 입단한 최정은 이듬해인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2010년부터 2013년까지 20홈런-20홈런-26홈런-28홈런을 때려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슬러거 3루수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2014년부터 이런저런 부상 속에 출장경기수가 급감하면서 홈런숫자도 뚝 떨어졌다. 2014년 82경기에서 14홈런, 2015년 81경기에서 17홈런. 그런데 올해 벌써 15개의 홈런포를 가동하며 11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특히 갈수록 홈런생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4월 25경기(111타석)에서 5개의 홈런을 기록했는데, 5월 24경기(108타석)에서 9개의 홈런을 폭발시켰다. 5월26일(마산 NC전)과 29일(문학 삼성전)에서 멀티홈런을 터뜨리더니, 6월의 첫날에 또 홈런을 뽑아냈다.
● 홈런보다 타격폼 찾아가는 게 다행
최정은 그러나 홈런 숫자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있다. 그는 “200홈런이나 300홈런이나 치는 순간엔 ‘아, 내가 이만큼 쳤구나’라는 생각이 나겠지만, 그것뿐이다”면서 “지금은 타율만 생각한다. 구체적인 수치 대신 3할만 치자는 생각이다. 3할이 안 되면 심리적으로 조금 급해지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경기 전 타율은 0.279에 머물렀다. 통산타율 0.292보다 떨어져 있다. 이날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시즌 타율을 0.284(176타수 50안타)으로 끌어올렸다.
어떻게 달라진 걸까. 정경배 타격 코치는 “과거 내가 1루 코치를 볼 때 최정이 전성기였는데, 1루코치로 타석에 선 최정을 늘 옆에서 봐왔다. 그래서 요즘 최정이 훈련할 때도 그때의 기억을 살리기 위해 옆에서 봐주곤 한다. 과거 홈런을 많이 칠 때는 테이크백을 할 때 약간 앉았다 치는 느낌이었는데 최근 그런 폼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정은 원래 생각이 너무 많은 게 탈이다. 혼자 너무 많이 연구를 한다. 최근 몇 년간 자주 아프면서 마음이 급해졌고, 그러다가 자기 것을 다 잃어버렸던 것 같다. 아직 타격폼이 완전히 안정되지는 않았다. 왔다갔다 한다. 회복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