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의 밀양이냐 PK의 가덕도냐… 6월말 발표 앞두고 초긴장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일 부산지역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조경태 김세연 의원과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요구하는 지역주민들과 면담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역 간 이해관계가 큰 현안이라 매우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면담 직후 부산시당위원장 직무대행인 김세연 의원은 “지역 이기주의 형태로 갈등이 나타나는 것은 자제하겠지만 공정성,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는 게 확실히 드러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의원들은 8일 부산시와 당정 협의를 열고 가덕도 신공항 유치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신공항 문제가 단순히 지역 이슈에 그치지 않고 ‘정계 개편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거취 문제 때문이기도 하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서 시장은 “가덕도 신공항 유치에 실패하면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총선 참패로 부산 민심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서 시장이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야당에 부산시장직을 내줄 수도 있다”며 “부산발 정계 개편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서울시장직을 사퇴한 오세훈 전 시장이 불러일으킨 ‘박원순-안철수 나비 효과’가 부산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공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부산지역 의원들과 달리 밀양 신공항 유치를 희망하는 대구 경북 울산 경남 의원들은 아직 집단행동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TK의 한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은 “경제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최적지에 신공항이 들어서야 한다”며 “정치적 파장이 있더라도 정부 결정을 수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당내 중진 의원들은 신공항 문제로 ‘부산 vs 대구 경북 울산 경남’ 의원들 간의 대결 구도가 형성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부산 최다선인 김무성 전 대표도 재임 시절 “정치권은 일절 신공항 문제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공언해왔다. 김 전 대표는 최근에도 일절 신공항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신공항 문제는 지역 이기주의 대신 국익을 우선시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