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택균 기자
수상을 못했으니 실패한 전시일까. 한국관에서 만난 세계 여러 나라 건축가들의 견해는 그렇지 않았다. ‘용적률 게임’을 주제로 내건 한국관은 기계적 규제와 건축주의 요구 사이 틈바구니에서 나름의 창작 영역을 지키려 애쓰는 건축가의 고민을 고찰했다. 중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독일 건축가 클라우스 란스마이르 씨는 “건축을 컨트롤하는 건축 밖 요소에 주목한 점이 흥미롭다”며 “비효율적 관습과 건축주의 욕망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실제로 사용할 수 없거나 괴상한 형태가 될지라도 어떻게든 최대한 넓은 면적을 뽑아내야 하는 한국 건축가들의 고충이 읽혔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올해 초 미국 뉴욕에서 설계 실무를 시작한 아이다 주아위 씨(모로코)는 “예술 작품인 척 예쁘게 꾸미지 않고 데이터 위주로 깔끔하게 설치해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건물 외피(外皮)를 건드릴 수 없는 파리의 건축가도 한국 건축가와 형태는 다르지만 비슷한 고민을 한다”고 했다. 헝가리 건축가 바르가 노에미 씨는 “규제로 인해 건축의 자율성을 구속받는 상황이 헝가리뿐 아닌 다른 나라에도 존재한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