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20명 중 1명 가까이가 ‘현대판 노예’처럼 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일 호주 국제 인권단체인 ‘워크프리재단’ 조사 결과를 인용해 북한 전체 인구 중 ‘현대판 노예’의 비중이 4.37%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워크프리재단이 규정한 ‘현대판 노예’란, 인신매매와 강제노동, 부채노동, 강제결혼, 아동에 대한 매매와 노동착취 등 노예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사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전체 인구 중 현대판 노예의 비율은 북한이 4.37%로 조사대상국 가운데 1위였고 우즈베키스탄(3.97%)과 캄보디아(1.6%), 인도(1.4%), 카타르(1.36%)가 그 뒤를 이었다.
이 보고서는 일부 탈북자들을 상대로 한 인터뷰와 주변 3개 국가에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추정해 정확한 수치 확인은 어렵다고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정부가 부과한 강제노동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증거는 폭넓게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 증거 중에는 북한 정부가 노동자와 학생들에게 무보수 강제노동을 요구하고 있으며 대규모 노동교화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 북한 주민들이 농업과 벌목, 광업, 의류산업 등에서 장시간 일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강제노동은 북한 밖에서도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한 국외로 나간 북한 노동자들은 하루 최대 20시간의 일을 하면서도 한 달에 120달러(약 14만3000 원)에서 150달러(약 17만9000 원) 밖에 받지 못하고 있으며 북한 여성들은 주기적으로 중국 등 인접국에 강제결혼과 성매매 대상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지막으로 이 보고서는 현대판 노예 문제에 대한 북한 정부 차원의 대응도 조사대상국 중 최하위로 평가됐다고 밝히며 북한은 “아시아에서 현대판 노예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률이 없는 유일한 나라”이며 “정부가 현대판 노예제도에 공모하는 나라”라고 비난했다.
한편 올해 ‘2016 국제노예지수’보고서에서 전 세계 ‘현대판 노예’는 4580만 명으로 밝혀졌다. 그 중 한국은 20만4900 명으로, 인구 대비 현대판 노예 비중이 0.4%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한국이 비교적 부유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 해소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