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기업 부채가 급증하면서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외환위기 직후인 2001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특히 구조조정 대상인 조선·해운 등 취약업종에 부실이 몰렸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은행권의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 규모는 31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30조)보다 1조3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2001년 3월(약 38조1000억 원)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3월 말(24조7000억 원)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6조6000억 원(26.7%)이 급증했다.
전체 대출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1.87%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11년 3월(2.0%)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미국(1.54%·작년 말 기준), 일본(1.53%, 작년 9월 말 기준) 등 주요 선진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