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에너지 공공기관 본격 구조조정

입력 | 2016-06-03 03:00:00

[한국경제 저성장 장기화]석탄公 없애고 광물公 기능 축소… 가스-석유公 해외자원개발 통합




정부가 해외자원 개발로 막대한 부실을 떠안고 있는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에너지 공공기관에 대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광물자원공사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줄여 유관기관과 통합하고,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는 해외자원 개발 기능을 함께 묶을 방침이다. 대한석탄공사는 단계적인 감산을 통해 폐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8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9일 공공기관장 워크숍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능조정 방안 등을 보고한 뒤 곧바로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정부는 우선 광물자원공사의 자산매각 절차에 착수한다. 이명박 정부 때 집중됐던 무리한 해외자원 개발 투자로 지난해 광물자원공사의 부채비율은 6905%에 달했다. 정부는 부실한 것으로 판정되는 해외 광산 등을 팔고 해외 업무도 점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기능 조정을 통해 비축이나 자원개발 관련 업무를 다른 기관으로 이전해 몸집을 줄인 뒤 유관기관과 통합하는 것이 목표다. 기재부 관계자는 “단기간 내 해체는 불가능하며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점진적인 구조조정”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됐던 가스공사-석유공사 통합은 일단 보류됐다. 다만 문제가 된 해외자원 개발 기능은 통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자원 개발과 유통을 함께 수행할 능력을 갖춘 가스공사에 기능이 합쳐질 가능성이 크다.

공공기관의 독과점 업무도 민간에 이양하거나 개방하기로 했다. 한국전력공사가 독점해 온 원전 해외수출 주계약자 지위를 한국수력원자력에도 허용하고, 한전KDN과 한전KPS 등 한전 자회사의 업무도 일부 민간에 문호를 열기로 했다.

석탄공사에 대해서는 단계적 감산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폐업시킬 방침이다. 현재 폐광이 거론되는 곳은 석탄공사 산하 전남 화순, 강원 도계와 장성 탄광 등 3곳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탄광 노동자 대부분이 고령으로 노사 합의가 잘 이뤄지면 구조조정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지역경제 침체 등의 문제는 정부가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석탄공사는 정부의 폐광 방침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날 조합원 1262명을 대상으로 총파업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92.4%(1166표)가 총파업에 찬성했다. 석탄공사 폐광반대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오전 회의를 열고 파업 일정과 방법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신민기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