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前대통령 정치참모 “샌더스, 캘리포니아 승리땐 경선판도 송두리째 흔들릴수도” ‘힐러리 낙마’ 시나리오도 등장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정치참모 출신인 선거전략가 더글러스 숀 씨(63)는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캘리포니아 경선에서 샌더스가 승리할 가능성이 있고, 그러면 경선 판도가 송두리째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숀 씨는 샌더스의 막판 선전이 이미 클린턴 지지를 선언한 슈퍼대의원들의 동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70)와의 본선 경쟁력도 샌더스가 클린턴보다 우세한 데다 클린턴은 e메일 스캔들 등 법률적 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약점으로 꼽았다. 아울러 클린턴에 대한 일반 유권자의 비호감도와 불신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숀 씨는 심지어 “민주당 내에선 ‘조 바이든 부통령이 대통령 후보로, 진보 진영에서 인기가 많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나서는 시나리오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은 클린턴을 지지하는 것 같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바이든 구원투수’ 카드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뜻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샌더스의 열성 지지자들은 ‘버니가 아니면 꽝(Bernie or Bust)’이란 구호를 앞세우고 “클린턴을 후보로 지명하는 전당대회를 인정할 수 없다. 전당대회에서 비민주적인 경선 규정의 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일 것”이라며 당 지도부와 클린턴 측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에선 샌더스가 아니면 아예 트럼프를 찍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아 클린턴이 이들의 표를 어떻게 끌어모을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클린턴이 샌더스의 주 지지층인 젊은 세대와 강경 진보 세력의 지지를 흡수하지 못하면 본선에서 트럼프를 상대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