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마르테. 스포츠동아DB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카드의 부진은 머리를 아프게 한다. kt 외국인타자 앤디 마르테(34)가 그렇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든 팀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문제될 게 없다.
마르테는 지난해 115경기에서 타율 0.348, 20홈런, 89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출루율도 0.414에 달했다. 그야말로 흠 잡을 데 없는 만점 활약이었다. kt는 마르테에게 75만 달러를 안겨주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2015시즌 내내 중심타자로서 꾸준히 활약했던 마르테는 계산이 서는 타자였다. 당연히 기대치도 컸다.
그러나 올 시즌 46경기에서는 타율 0.240, 10홈런, 39타점의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데뷔 첫해인 2015시즌 첫 46경기(타율 0.345·7홈런·36타점·출루율 0.390)와 비교해도 천양지차다. 홈런과 타점이 소폭 증가했지만, 타율과 출루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일 사직 롯데전에는 선발 명단에서 빠졌고, 3번과 4번을 오가던 타순은 3일 수원 LG전에서 6번까지 떨어졌다. 타순을 하향조정해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kt 코칭스태프의 의도였다.
그러나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니 달랐다. 한 번 찾아온 득점권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마르테는 2-2로 맞선 연장 11회말 2사 1·3루에서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끝내기안타로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무려 17타수 만에 나온, 마르테의 클러치 본능을 보여준 한 방이었다. 올 시즌 마르테의 득점권타율은 0.360(10홈런·28타점)에 달한다. 타율이 1할 넘게 떨어진 점이 우려스럽지만,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타율 0.300(90타수 27안타), 6홈런, 35타점으로 해결사 본능을 선보였다. 주자 없는 상황(타율 0.176·4홈런·4타점)과 차이가 크다. 이것이 마르테의 가치다. kt 조범현 감독도 “마르테의 결승타로 어려운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며 기뻐했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