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첫 임시국회 개최 불투명
20대 국회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장기화되고 있다. 여야는 사흘째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지도 못한 채 20대 국회 첫 임시국회를 7일 열기 위한 소집 요구서를 3일 국회에 제출했다. 소집 요구서조차 내지 않을 경우 “개원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질 것을 우려한 제스처로 보인다.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는 제출했지만 여야 간 ‘네 탓’ 공방이 격화되고 있어 본회의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법제사법위원장 양보’ 제안에 대해 “야당이 마치 시혜를 베풀고, 큰 선심을 쓰고, 큰 양보를 하는 것처럼 하고 있다”며 “수적으로 우위에 있으니 무조건 따르라는 식의 자세로는 진전을 이루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도 “야권이 야합에 대해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만 신뢰를 갖고 원 구성 협상에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청와대 배후설’을 제기하며 맞받았다.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수석 회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집권당이 ‘몽니’를 부리는 것은 처음”이라며 “청와대가 국회 상임위 배분까지 관여하는 게 사실이라면 의회 민주주의 부정 문제를 넘어 파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민주당은 전날 김 원내수석이 기자간담회에서 “여당으로서 청와대의 의견을 듣지 않을 수 없는 것”, “청와대와 여당이 서로 의견을 듣고 의논하는 것”이라고 한 발언을 ‘청와대 배후설’의 근거로 꼽고 있다.
반면 김도읍 원내수석은 “박 원내수석이 카카오톡을 통해 ‘오후 3시에 만나자’고 하기에 ‘협상 테이블을 복구하면 나가겠다’고 했더니 아무 답이 없다”며 “협상 제의는 협상 지연 책임론을 피하려는 명분 쌓기에 불과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두 야당이 협공에 나서면서 새누리당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새누리당 원내 관계자는 “야당의 ‘양보론’에 여당이 아무리 ‘꼼수’라고 반발해도 결국 의회 권력을 쥔 야당이 협상의 키를 쥐고 있다. 우리로선 사실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야권은 해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는 5일 이후에나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여당이 끝까지 회동을 거부하기는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며 “연휴 기간 중 여당의 협상 재개 연락이 언제 올지 몰라 두 야당 원내수석 모두 지역구 일정을 취소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홍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