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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반기문 대망론에… “존경받는 어른, 좋은 역할할 풍토 조성을”

입력 | 2016-06-04 03:00:00

반기문 대망론에 우회 견제구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망론과 관련해 3일 “우리 사회는 어른, 존경받는 사회지도자가 너무 없다”며 “그런 분들은 계속 우리 사회를 위해서 좋은 역할을 하실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우리가 풀어 나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반 총장의 대권 도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에둘러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총선 이후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이어온 안 대표가 대외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이날 총선 이후 처음으로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도 가졌다. 최근 자신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당의 존재감도 떨어진다는 안팎의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간담회에서 “나름대로 정리한 ‘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는 격차 해소와 평화통일이고, 핵심은 서민의 아픔”이라고 운을 뗀 뒤 각종 현안에 대한 질문에 미리 준비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안 대표는 산업구조 재편에 대해 “국민의당은 친기업이지만 친재벌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 재벌그룹들이 망가지고 있다”며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 있는 산업에만 집중하는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빅딜’처럼 정부가 강제로 할 수는 없지만 기업들이 핵심 역량을 정해 다른 그룹에서 넘겨받아 키워야 한다”며 “그런 식으로 하면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안 대표는 최근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도 거론했다. 그는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사람 목숨 값이 너무 싸다. 사고가 나면 구조적인 문제를 풀지 않고 사람 목숨으로 때운다”며 “한 번 인명사고가 나면 (관련 기업을) 망하게 만들고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날 반 총장에 대해 여러 차례 “유종의 미를 거두셨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엔 사무총장은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맡기 때문에 반 총장은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인 총장이 될 것”이라며 “선진국에서는 존경받는 사회지도자들이 은퇴 후 책을 쓰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하더라”라는 ‘뼈있는’ 말도 했다.

최근 여야 간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대해 “일반 서민들은 권력놀이 하는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정말 위기 상황인데 여의도에서는 위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는 “안보를 좀먹는 최대 적은 방산비리 군납비리”라며 “비리와 관련된 재산상의 이익에 대해서는 가혹할 만큼 추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