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꼬이는 대북 공조] 대북제재 완화-경협 강화 목적인듯 러, 주북대사관 통해 이례적 먼저 공개… 일각 “답방 안한 韓에 섭섭함 드러내”
북한이 이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끝나자마자 러시아로 대표단을 파견했다. 북-중 관계 회복에 이어 철도 협력을 앞세운 대북 제재 완화와 북-러 경협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장혁 북한 철도상이 2일 러시아 방문길에 올랐다고 주북한 러시아대사관이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회의 참석차 아제르바이잔으로 가는 길에 러시아를 경유하는 일정이다. 장 철도상은 출국에 앞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대사와 만나 7차 당 대회에서 채택한 경제발전 5개년 전략(철도 부문)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7일 모스크바에서는 올레크 벨로제로프 러시아철도공사(RZD) 사장과 면담한다. RZD는 직원이 100만 명으로 러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기관이다. 벨로제로프 사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정치적 영향력도 크다. 이번 만남에서 나진∼하산 철도 연결 등 광범위한 협력 의제가 다뤄질 것이라고 러시아 측은 밝혔다. 한국이 빠진 상태에서 북-러가 철도 협력을 얼마나 강화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7, 8월 한국 정부는 ‘유라시아 친선특급’ 열차를 운행하며 남-북-러 철도 협력을 모색했지만 북한의 반대로 남북한 구간을 뺐고 대륙 철도와 연결하기 위해 필수적인 OSJD 가입(만장일치제)도 북한의 반대로 무산됐다. 북한의 잇단 도발 이후 한국은 나진∼하산 철도 프로젝트 지분 참여, 러시아산 석탄 수입 등을 보류한 상태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뉴욕=부형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