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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재무장관 “北자금줄 차단 적극 공조”

입력 | 2016-06-04 03:00:00

[스텝 꼬이는 대북 공조]
유일호-제이컵 루 3일 서울 회동… 美, 원-달러 환율 개입 자제 요구




손 맞잡은 한미 재무장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미 재무장관회의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왼쪽)와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북한 자금줄을 전방위로 차단하기 위한 미국 재무부의 제재 조치에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미국은 한국에 환율 개입을 최소화해 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재무장관회의를 갖고 이런 논의를 했다. 오후 5시 반에 시작된 회의는 당초 예정된 시간(45분)보다 긴 1시간 12분 동안 진행됐다.

루 장관은 “오늘의 의제는 (세계 평화의) 안정을 깨는 북한의 활동에 대응하기 위한 양국의 조율 노력”이라며 미국의 제재에 한국이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루 장관은 “한미 양국은 북한이 국제 금융 시스템에 어떻게 접근하고 이를 악용할지 파악하는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개성공단 폐쇄, 광범위한 제재 대상자 지정 등 한국 정부의 독자적 대북 제재 조치를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회의 종료 후 보도자료에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을 환영한다”며 “이번 조치는 북한을 압박하고 국제사회의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이행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대북 제재에는 양국 간 이의가 있을 수 없다”며 “이 문제는 아주 적극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환율 개입에 대한 미국의 의심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에 나섰다. 유 부총리는 루 장관에게 “환율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며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시장 안정 노력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루 장관은 “한국이 어느 한 방향으로 개입하진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향후 문제가 생길 경우 이 이슈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부총리는 또 “한국 기업들이 이란과의 거래에 있어 (달러화 결제 금지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고, 루 장관은 “한국 기업들의 애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한국 상황을 감안해 조속한 시일 내에 적절한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루 장관은 이날 오전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주열 총재와 전격 회동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회동에서도 환율 문제가 거론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상훈 january@donga.com·장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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