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공사장 부상자들 진술
1일 일어난 경기 남양주시 지하철 공사장 폭발 사고 당일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이 허술했다는 정황이 나왔다. 사고 당시 액화석유가스(LPG)통 등 장비가 현장에 방치됐고, 현장소장도 자리를 비우는 등 안전관리가 부실했다는 증거와 진술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남양주경찰서 수사본부는 사고 당일 안전교육이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는 근로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포스코건설의 하청을 받아 공사를 맡은 매일ENC는 사고 당일 23명이 안전교육을 이수했다고 작업일지에 기록했다. 하지만 부상한 근로자들은 “평소 안전교육은 거의 받지 않았고, 형식적으로 서류에 서명할 때가 많았다”며 “사고 당일도 마찬가지였다”고 본보에 폭로했다.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따르면 용접 및 용단(철근 등을 자르는 작업)을 할 때 안전관리자는 용접기, 압력조정기 등 기기의 작동 상태를 점검하고 근로자들이 보호구 등 안전 장구를 제대로 착용했는지, 화재 예방 및 초기 대응 방법을 숙지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경찰은 작업장의 LPG통에서 가스가 어느 정도 새 나갔는지도 파악하고 있다. 사고 전날 작업이 끝난 뒤 별도 보관소로 옮기지 않고 현장에 내버려 둔 LPG통과 산소통에서 새 나간 가스가 폭발을 일으켰을 것이라는 추정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지상의 LPG통을 용단용 기기로 연결하는 호스를 지하 작업장에 그대로 둔 채 차단밸브만 잠그고 퇴근했다는 근로자 진술도 확보했다. 누출된 가스 규모를 포함한 현장감식 결과는 이르면 7일경 나올 예정이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매일ENC 간 하도급 계약에 불법이 있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고 당일 매일ENC 본사를 방문해 현장 근로자 계약 관계를 파악한 경찰은 3일 오전 포스코건설 남양주 현장사무소와 매일ENC 본사, 감리회사 3곳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수사관 20여 명은 공사 및 계약과 관련된 각종 서류와 PC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남양주=박창규 kyu@donga.com·김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