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이 재발할 경우 종양의 유전자 타입이 완전히 변하기 때문에 새로운 항암제를 선택하고 치료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세계 최고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게재됐다.
보건복지부의 선도형 특성화연구사업 지원을 받고 있는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난치암연구사업단 교수팀은 미국 콜롬비아대 라울 라바단 교수팀과 함께 미국, 일본, 한국, 이탈리아의 뇌종양 환자 114명의 데이터를 통해 뇌종양 환자의 종양과 재발된 종양의 진화 및 변화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의 63%는 암 재발 후 종양의 유전자 타입이 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럴 경우 기존 항암제와 치료법에 강한 내성을 보여 효과가 적다. 남도현 교수는 “뇌종양이 재발했을 경우 완전히 다른 치료법이 필요하다는 걸 입증한 것”이라며 “개인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치료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종양은 다른 암에 비해 여전히 치료가 어렵지만 수술법이 발전하면서 치료 성적도 높아지고 있다. 남 교수는 그동안 뇌종양을 포함해 난치암 정복을 위한 환자 맞춤형 치료를 연구해왔다. 그는 “한국은 환자 케이스가 잘 축적돼있어 맞춤형 정밀의료를 연구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며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앞으로도 미국 등 여러 나라와 공동연구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환자의 종양을 추출해 면역성이 낮은 쥐에게 주입한 뒤 여러 가지 치료를 미리 해보는 일명 ‘아바타 시스템’을 삼성서울병원에 구축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분신(아바타)을 통해 미리 임상시험을 한다는 의미로 이를 통해 난치암 정복을 위한 환자 맞춤형 치료를 연구해 오고 있는 것. 남 교수는 아바타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 동아일보가 선정한 ‘10년 뒤 한국을 빛낼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지은기자 smiley@donga.com
유근형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