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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11년전 가습기 살균제 유해경고 무시”

입력 | 2016-06-07 03:00:00

민변 변호사 “독성 평가 안해” 주장… 檢, 존 리 옥시前대표 7일 재소환




정부가 옥시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가정용 제품에 쓰였다는 사실을 2005년 보고받고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송기호 변호사는 2005년 ‘가정용 바이오사이드(biocide·농업용 외 살균제) 제품의 관리 방안’ 용역 보고서를 근거로 “환경부가 경고 보고서를 받고도 법령상 권한인 유해성 평가에 착수하지 않은 배경을 조사해야 한다”고 6일 말했다.

2005년 환경부의 연구 용역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옥시레킷벤키저 등이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해 훗날 대규모 사망 사태를 야기한 PHMG에 대해 △신규 화학물질로 가정용 제품에 포함돼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노출이 우려되고 △제조나 수입 이전에 신규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를 받지 않은 성분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송 변호사는 “환경부가 최소 2005년부터 PHMG가 가정에서 사용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PHMG의 가정용 제품 사용 사실을 몰랐다’는 환경부의 해명이 거짓임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연구보고서만 가지고 화학물질의 용도를 파악하긴 어렵고 제품 관리의 책임도 분명하게 가려지지 않았던 시기였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지난달 23일 첫 조사를 받았던 한국계 미국인 존 리 전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대표(48·현 구글코리아 사장)를 7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한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리 전 대표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임현석 lhs@donga.com·신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