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바이올린 영재 선형훈, 김대진-장중진-배일환과 한 무대
바이올리니스트 선형훈(왼쪽)과 피아니스트 김대진은 30여 년 전 줄리아드 음악원 시절 모두 연습벌레로 유명했다. 김대진은 “당시 선형훈은 매일 10시간 넘게 연습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 실력이 어디로 가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는 특별한 연주회가 열린다. 연주회 제목은 ‘선형훈과 친구들’이다. 여기서 ‘친구들’이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피아니스트 김대진(54), 미국 피바디음악원 교수인 비올리스트 장중진(48), 이화여대 음대 교수인 첼리스트 배일환(51) 등 국내외 중견 음악인들이다. 반면 바이올리니스트 선형훈(51)은 낯설다.
선형훈은 1970년대 음악 영재로 불렸다. 5세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13세에 이화경향 음악콩쿠르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해 줄리아드 음악원에 진학해 이츠하크 펄먼, 정경화 등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를 키워 낸 이반 갈라미안 교수를 사사했다. 선형훈과 친구들은 1980년을 전후해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만난 사이다.
선형훈은 4년 전 다시 바이올린을 잡았다. 병원을 찾아 환자들을 위로하는 연주를 하고 작은 음악회를 열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되찾았다. 선형훈은 “다시 음악을 시작한다는 것이 두려웠지만 친구들과 주변의 응원이 힘이 됐다. 연주회를 위해 친구들이 기꺼이 참가해 줘 고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선형훈의 재기를 돕기 위해 1년 전부터 연주회 준비를 했다. 다들 바쁜 일정 속에서도 기꺼이 시간을 맞춰 줬다”고 말했다.
선형훈과 친구들이 한 무대에 서는 것은 미국 유학 이후 처음이다. 김 교수는 “외국에서 함께 힘든 일 좋은 일을 다 겪었던 사이들이라 연주회 연습을 하면서 10대로 돌아간 느낌이다”고 말했다. 선형훈도 “이렇게 함께 무대에 서려고 긴 방황을 했나 보다. 친구들의 응원에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3만∼7만 원. 02-720-3933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