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에게 전화 한 통 부탁드려요. 번호 알려줄게요. 한 번 만요.”
최근 1년 간 인천소방본부에 접수된 전화신고 중 119상황요원들이 꼽은 가장 황당한 신고 내용이다.
인천소방본부는 올바른 119신고문화 정착을 위해 작년 4월 1일부터 올 4월 30일까지 1년 간 전화로 접수한 54만2477건 가운데 의견수렴과 119상황요원의 자체 투표를 거쳐 ‘황당신고 베스트10’을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밖에 “85세 노인이다. 아이들이 바람피운다고 난리다. 도와 달라”, “오늘 밖에 나가려는데 큰 개가 문 앞에 있는지 없는지 봐 달라”, “집에 가려는데 비가 많이 와 택시가 안 잡힌다. 데려다 달라”, “집안에 있는 바퀴벌레가 완전 크다. 여자 혼자 사는데 도와 달라”, “오전에 농협 텔레뱅킹 신청했는데 안 된다. 도와 달라” 등도 ‘황당 신고 베스트 10’에 포함됐다.
김준태 인천소방본부 119종합방제센터장은 “황당하고 무분별한 신고 때문에 긴급한 환자에 소방력을 집중하지 못 하고 있다”며 “이달부터 학교·공공기관을 중심으로 119 신고 문화 정착을 위해 포스터·전단 배포 등 홍보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소방본부는 “최근 1년간 119신고전화 중 긴급출동 신고는 19만3798건(35.7%)에 불과했다”고 지적하면선 “33만669건(61.0%)은 출동이 필요 없는 상담·민원성 신고였다. 내용이 없는 반복 전화나 욕설·폭언을 일삼는 악성 신고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