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여성을 성폭행 한 수영선수에게 징역 6개월이 선고돼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성폭행범 아버지가 법원 재판 과정에서 아들을 옹호하며 징역형이 가혹하다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져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영국 BBC 등 외신은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에 위치한 스탠퍼드대학교 수영부 소속 브록 터너(20)가 캠퍼스에서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과 보호관찰 3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중상류층 출신인 터너는 지난해 1월 18일 새벽 1시경 스탠퍼드 캠퍼스 내 클럽하우스 밖에서 의식을 잃은 여성을 성폭행하다 지나가던 남학생 2명에게 발견됐다. 터너는 그 자리에서 도망치려 했지만 결국 학생들에게 붙잡혔고 이후 경찰에 넘겨졌다. 피해 여성은 캠퍼스 근처에 사는 23세 직장인으로, 사교클럽 파티에 참석했다가 몹쓸 짓을 당했다.
이날 법원에 참석한 터너의 아버지는 “아들이 스테이크를 정말 좋아했는데 지금은 음식을 거의 먹지 않고 있으며 걱정과 불안 등에 휩싸여있다”고 호소하며 “아들의 20여 년 인생 중 20분 간의 행동으로 인한 대가가 너무나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고한 형량을 취소하고 ‘보호관찰 처분’만 내리는 선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소셜미디어에서는 “성폭행을 ‘20분 간의 행동’으로 묘사하고 희생자의 존재도 철저히 부인했다”, “성폭행범에게 고작 징역 6개월 형이라니”, “흑인이 그랬다면 최고형이 내려지지 않았을까” 등 성폭행범 아버지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터너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스탠퍼드대에서 징계를 받으며 위기에 몰리자 학교를 자퇴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