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인 2006년 여름의 어느 날, 미국 시애틀 부근에서 한 길냥이가 발견돼 동물보호센터에서 살게 됐다. 입양을 기다리던 이 냥이는, 검은 고양이란 이유로 좀처럼 찾는 이가 없었다.
시간은 흘러 해를 넘긴 이듬해 어느 날, 한 일본인 남성이 입양할 냥이를 찾기 위해 보호센터에 왔다. 그 일본인 남성의 이름은 신지.(블로그를 운영하는 그는 ‘신로코’라는 별칭도 쓴다.)
그는 자신을 향해 뭔가를 계속 말하는 검은 냥이를 발견하고는 곧 가족이 되었다. 검은 냥이에게 '시오'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제 가족이 된 지도 벌써 9년째다.
검은 냥이 ‘시오’는 '오카에리'란 말만 하는게 아니었다. '오하요우'(안녕), '치가우'(아니야)‘, '오카이모노'(쇼핑하러~) 등 가족이 하는 말을 앵무새처럼 흉내를 냈다. ’시오‘는 신지 씨가 대화하듯 말을 걸면 반드시 뭐라고 대답을 해 준다.
심지어 의학연구자인 신지 씨의 귀가가 좀 늦으면 토라지듯 무언가 말을 한다. '이라나잇'(필요없어!'이라고 말한다.
냥이 ‘시오’는 좀 특이한 모습의 검은 고양이다. 조금 큰 몸집을 한 검은 냥인데 아름답고 반짝이는 긴 털을 하고 있다. 부드럽고 온순한 성격을 보면 암컷 냥이 같은데 사실은 수컷냥이다. 얼굴은 동그랗고 납작해 제법 귀엽다.
블로그를 통해 비춰진 동영상을 보면 꼭 연인처럼 다정하다. 독신남 신지 씨한테 여성이 끼어들 여지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말하는 고양이 시오는 광고에도 출연하고 캐릭터 용품, DVD까지도 만들어졌다. 일본과 미국의 방송에도 출연해 더 유명해졌다.
동물보호센터에서 아무도 데려가지 않던 한 고양이가 주인을 잘 만나 행복하게 사는 일상은 누가 보아도 행복해진다. 어쩌면 냥이 ‘시오’는 보호센터에 온 신지 씨를 향해 '날 데려가세요!'라고 외쳤을 지도 모른다. 따스한 마음씨를 지닌 사람을 미리 알아보고 말이다.
유투브에 올라 온 ‘시오’의 동영상은 2만 개가 넘는다. 인간과 교감하듯이 말하는 ‘시오’의 동영상은 몇 번을 보아도 재미있다. 아마도 신지 씨는 몇 마리 더 입양할 듯도 한데 이런 행복한 냥이가 점점 더 많아지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