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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난 친구의 여섯 자녀 맡아 키우는 ‘앤젤맘’ 사연 뭉클

입력 | 2016-06-07 18:30:00

사진=고펀드미닷컴 캡처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세상을 떠난 30대 여성의 고교 단짝 친구가 숨진 동창의 여섯 자녀를 도맡아 키우는 사연이 온라인을 통해 전해져 많은 이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 주(州)의 스테퍼니 컬리 씨(39)는 남편과 함께 자신의 자녀 셋 외에, 친구의 자녀 여섯까지 총 아홉 명을 양육하고 있다.

그의 절친한 친구인 베스 라이트케프는 지난달 19일 39세의 나이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베스는 막내아들을 임신하고 있던 지난 2014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베스의 남편은 당시 아내가 암에 걸린 사실을 알고도 집을 떠났다.

윌(15), 셀레나(14), 젝슨(11), 댈러스(10), 릴리(5)를 홀로 책임지게 된 싱글맘 베스는 막내아들 에이스(2)를 30주 만에 제왕절개로 분만하고 약 1년 동안 항암치료를 받았다. 치료 중 상태가 호전돼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증세가 다시 악화돼 병원을 찾은 베스는 암이 뼈와 뇌, 척추로 전이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희망을 잃은 베스는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한 친구였던 컬리에게 어렵게 입을 열었다.

베스가 컬리에게 “내 아이들을 맡아주겠니?”라고 커다란 질문을 던진 것이다. 컬리는 이에 대해 아무런 망설임 없이 “그러겠다”고 답을 했고 베스는 컬리에게 자신의 자녀들을 친자식처럼 돌봐줄 것과 여섯 명이 헤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컬리는 당시 베스와의 대화를 회상하며 “우리는 베스의 아이들에게도 ‘만약 엄마에게 기적이 생기지 않는다면, 엄마 대신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아이들은 모두 나를 지목했고, 그 순간 내 마음이 뜨거워졌다”고 밝혔다.

베스가 숨진 뒤 컬리는 친구와의 약속을 바로 실행에 옮겼다.

베스의 여섯 자녀에 대한 임시 양육권을 갖고 있는 컬리와 그의 남편은 ‘영구 양육권’ 획득을 위해 이달 중 법원에 설 예정이다.

한편 베스-켈리의 사연은 지난해부터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닷컴’에 공개돼 지금까지 4만2266 달러(약 4900만 원)가 모금되는 등 많은 이의 격려를 받고 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